프롤로그
파리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힘든 일정으로 돌아다니느라 많이 지쳤습니다.
12월 31일 마지막 밤에는 민박집에서 만난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면서 놀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떠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1월 1일 새벽에 니스로 가는 테제베를 타기 위해 리옹역으로 갔습니다.
1. 너무 무서웠던 리옹역
연말연시연휴 새벽에 테제베를 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지하철에 사람이 거의 없더라고요.
리옹역에서 내렸는데 승강장에는 노숙자로 추정되는 사람들만 잔뜩 있었습니다.
한 둘이 아니라 정말 많았습니다.
우리를 보자마자 떼 지어서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승강장 주변에는 테제베 타는 곳으로 가는 방향 표시 따위는 전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표지판도 없는데 무서운 사람들이 자꾸 우리를 향해서 오고 있었습니다.
살면서 이런 무서운 광경은 처음이라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줄기 빛이 보였습니다.
무장을 한 경찰 같기도 하고 군인 같기도 한 남자 두 명이 뒤에 총을 메고 있더라고요.
쏜살 같이 달려가 떼베제 타야 하는데 어디냐고 물어보니 자기들을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그 두 명의 남자 뒤에 찰싹 달라붙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 사람들의 도움으로 테제베 승강장으로 이동했고 니스로 무사히 출발할 수가 있었습니다.
2. 니스, 그리고 에즈 빌리지
우여곡절 끝에 니스에 무사 도착했습니다.
처음 도착한 니스는 조용했습니다.
프랑승의 휴양도시로 알고 있는데 여름이 아니다 보니 한산했습니다.
파리에서는 민박집에 있다가 호텔에 묵으니 기분도 새롭고 좋았습니다.
호텔에서 7~8분만 걸으면 바다가 나왔습니다.
겨울바다는 어디나 다 같은 한적하고 쓸쓸한 분위기였습니다.
아마 여름에 왔으면 왁자지껄하고 들뜬 도시였을 겁니다.
겨울 여행자는 이런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어쨌든 니스라는 도시를 유유자적 하루동안 돌아다녔습니다.
여름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겨울에 만난 니스도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다음 날에는 에즈빌리지에 갔습니다.
에즈빌리지는 지중해가 보이는 니스 근교의 전망이 좋은 마을입니다.
여행사 다니는 친구가 먼저 여행해 보고 좋다며 추천해 줘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니스에서 에즈빌리지까지는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습니다.
에즈빌리지는 정상까지 올라가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기념품 샵,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있어서 볼거리가 많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마을 같았습니다.
계단, 집, 다리 다 돌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옛날의 요새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위로 올라가려면 계단이 계속 나와 힘들기는 했지만 건물과 길이 고풍스러웠습니다.
똥손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딜 들이대도 사진이 멋지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전망대에 올라갔습니다.
분위기가 정말 이국적이었습니다.
다양한 모양의 선인장과 나무들 그리고 밑에 펼쳐지는 지중해 바다는 탄성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겨울에도 이렇게 멋진데 봄이나 여름에는 얼마나 더 멋질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떨렸습니다.
겨울이지만 남쪽이다 보니 파리보다 춥지는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친구와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내려오니 어둑어둑 해가 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니스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는데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린 것 같습니다.
정류장에 어떤 미국인 가족도 같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자니 왠지 동병상련의 마음도 들고 했는데 영어를 잘 못하니 말도 못 걸어봤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버스가 왔고 정류장에서 함께 했던 미국인 가족과 함께 버스를 타고 니스로 돌아왔습니다.
3. 니스에서 내 짐이 사라지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바르셀로나로 떠나기 위해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유럽 저가항공을 타보게 되었는데 첫 번째부터 단단히 잘못 걸렸습니다.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경우 수속을 했습니다.
짐을 부치고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도착하고 짐을 찾으려고 갔는데 친구의 짐만 나왔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내 짐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이런 일은 정말 처음이어서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쳐서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니 접수 창고를 알려줬습니다.
그곳에서 상황을 이야기하니 짐은 아직 니스에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 숙소나 파리의 호텔로 받기로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바르셀로나 여행은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음 날 공항까지 다시 갔습니다.
짐이 왔나 안 왔나 체크하기 위해서였죠.
짐이 없으니 정말 불편했습니다.
화장품도 트렁크 안에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친구의 화장품을 빌려서 썼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일박 이일 동안은 몸도 불편했고 마음도 불편했습니다.
유럽저가항공 이용 시 짐이 안 오는 경우가 많은데 다시 돌려받는 게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반 이상 다닌 여행 기간 동안 산 기념품과 물건들이 트렁크에 있어서 더 불안했습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 갔지만 결국 제 짐은 파리의 호텔로 보내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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